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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는 언제나 마음속에 있어:두 시인이 나눈 시와 삶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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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는 언제나 마음속에 있어: 두 시인이 나눈 시와 삶에 대하여
서울: 마음산책, 2022
159 p.; 20 cm
₩13000


  소장사항 : 을지대학교 학술정보원[의정부] [ 811.8 문45ㅌ ]

등록번호 소장정보
11007652 대출가능
  • Vol.Copy :
  • 별치기호 :
  • 소장위치 : 단행본서가
  • 을지 도서대출 신청 가능 권수 없음
11007653 대출가능
  • Vol.Copy : c.2
  • 별치기호 :
  • 소장위치 : 단행본서가
  • 을지 도서대출 신청 가능 권수 없음



  책소개 인터파크 바로가기

함께 읽기, 책 속에서 ‘시’를 발견해내는 일 이 책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한 가지는 ‘함께 읽기’다. 책의 내용을 다루는 대화 역시 다른 대화들처럼 점차 시와 글쓰기로 퍼져나간다. 먼저 등장하는 책은 어슐러 K. 르 귄의 소설집 『세상의 생일』이다. 그중 단편 「고독」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에 관해 대화가 오가는데, 두 사람은 ‘고독’을 두고 ‘생물적인 고독’ 또는 ‘좋은 고독’이라 이름 붙여본다. ‘좋은 고독’이란 무엇일까. 이는 문보영 시인이 겪은 치앙마이에서의 고독을 예로 들 수 있다. 외국에서 한 달 동안 한국어를 사용하지 않았던 그의 경험은 단순한 단어들만을 사용할 때 느낄 수 있는 감각을 전달한다. 구체적이지 않은 문장으로 사유할 수 있는 어렴풋함, 희미함에 대한 두 시인의 애호와 소망은 마치 시 쓰기의 한 방법을 눈치챈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두 번째로 다루는 책은 토베 얀손의 『정직한 사기꾼』이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토끼는 언제나 마음속에 있어”의 ‘토끼’는 주인공이자 동화작가 안나가 출판사의 요구에 따라 그리게 된 것으로, 다른 사람들의 요구에 기꺼이 응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책의 마지막에서 안나는 더 이상 토끼를 그리지 않는데, 두 시인은 이를 두고 외부의 요구로부터의 독립이라는 단순한 결론을 내지 않는다. 그 대신, 다른 사람을 위한 글을 쓰는 일에 골몰한다. “우리도 정직한 사기꾼일 수 있을까?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쓰지 못하는 사람이어서 더 어려운 것 같아. 내가 내 맘대로 썼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좋아해주었을 때 누가 날 있는 그대로 좋아하는 것 같으니까, 난 그것만 기다리는 것 같아.” “나도 그런 순간을 기다려.” 같은 책을 읽고 서로 느낀 감정을 공유하는 과정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다시 시에 대한 고민으로 돌아오는지 그 양상을 따라가다 보면, 그 속에서 우연히 튀어나온 말들이 오래 우리 마음속에 남게 될 것이다. 정직한 사기꾼 속의 동화작가 안나가 타인의 사랑을 바라며 덧그린 토끼처럼. “외국어를 사용하면 하고 싶은 말을 부정확하게 표현하게 되고, 진심이 구체적으로 표현되지 못하니까 내가 구체적이지 않은 사람이 돼. 그래서 분노도 덜 구체적인 것이 되고, 감정을 덜 느끼게 된달까……? 그래서 화도 누그러져. 모든 게 어렴풋해져서 좋아.” “나는 구체적인 게 늘 좋다고 생각하는데, 어떤 때는 희미해지고 싶을 때도 있는 것 같다!” -69쪽 딩동! 두 시인의 ‘초인종 상담’ 우리가 같이 쓰는 방법 마지막으로, 책의 후반부에는 문보영, 장수양 시인의 고민을 포함해 ‘초인종 상담’이라는 이름 아래 다른 이들의 시에 대한 고민들이 담겼다. 글쓰기에 대한 질문을 두 시인에게 보내면, 그들이 대화를 나누며 답변을 보내주는 형식이다. 시와 문장의 형식, 글쓰기 루틴, 내면의 이야기를 꺼내놓기, 지금이 아닌 60대에 시인이 되는 방법까지 다양한 물음들에서 출발한 대화는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공감하는 일로 마무리된다. 시를 향한 진지하고도 유쾌한 물음과 대답을 읽어가던 와중 어느새 그 안에 녹아 있는 일상의 난처함, 관계의 어려움, “원하는 방식으로만 들키고 싶은” 기분들까지, 소박하면서도 결코 사소하지 않은 이 감정들이 나만 느끼고 있던 게 아니었다는 안도감에 다다른다. 온통 시에 대해 말하고 있는 이 책이 결국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가닿게 되는 지점이다. 책을 읽고 나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한없이 재잘대고 싶은 마음이 들지도 모를 일이다.

  본문중에서

내가 좋아하거나 선택하는 건 다 일종의 은신처 같아. -18쪽 언니가 아까 얘기했잖아. 어떤 사람들을 보호하고 싶은 마음과 아닌 마음이 공존한다고. 하지만 언니는 그중에 보호하고 싶은 마음에 대해서 쓴 거잖아. -28쪽 한 번쯤 나의 시 쓰기를 멀리 보내주고 싶었다. 나도 쉬고 너도 쉬어서 나중에 서로가 모르는 것을 많이 묻히고 만날 수 있게. 그러면 우리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고 깜짝 놀라기만 하면 된다. -38쪽 다음에는 이상한 곳에서 만나, 이상한 형태로 대화를 나누고, 야릇한 감각을 고스란히 유지한 채, 두 번 다시 현실로 돌아오지 않는 것이다. 친구는 나에게 이 뜻하지 않은 친절을 겪게 한다. -39쪽 ‘이제 우리는 서로에게 두 번째가 아니라 완전한 친구다’라고 말하는 시를 쓰고 싶어. 작은 위험은 함께 감당할 수 있게. -40쪽 ‘시’ 하면 그 시절이 떠올라. 먼 곳에서 동경하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써보던 때였어. 지금도 시를 쓸 때 문득문득 떠올려. 언니는 언니의 까마득한 과거를 사랑하는구나. 그건 정말 멋진 일이야. -42쪽 할 말로 가득 찬 일기를 쓰다가 그 글이 이륙하는 그 순간에 시가 나왔던 것 같기도 해. 일기가 일기를 벗어나는 순간에 말이야. -55쪽 친구를 만나기 전에 젠가처럼 할 말을 쌓아두고, 우리가 만나면 합심해서 그 탑을 다 무너뜨리는 것이다. 그날이 정말 기대가 된다. -58쪽 친구와 통화하는 내내 나는 말을 건네는 일에 쾌감이 따른다는 걸 느꼈다. 우리는 전화를 걸기로 약속한 날짜와 시간은 알고 있었지만 장차 어떤 대화를 나누게 될지는 몰랐다. 내 입에서 무슨 말이 튀어나올지도 알 수가 없다. 대화는 아주 많은 우연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열띤 대화의 끝은 운명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친구와 내가 주고받은 말들은 그로부터 멀리 가라고 우릴 떠밀어줄 발사 지점이 될 것이다. 변화의 예감은 설레고도 슬프다. -84쪽 언니, 그런데 시의 얼굴이 보이지 않게 된 게 좋은 것 같기도 해. 사실 그게 시의 진짜 얼굴일 수도 있잖아. -159쪽

  목차

책머리에 전화 스터디 멤버를 구합니다 1 시라는 점 은신처 진심이 되고 싶은 거짓말 세상에 미안한 직업 아름다운 번복 언제나 가까이 있는 나를 불편하게 여기겠죠 할 말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문보영 시 배틀그라운드-원 2 어질러진 잡지 모텔방에서 TV를 끄는 심리에 관하여 오타가 생겨도 고치지 말라 우주인들의 대화록 기대 있는 순간 토끼는 언제나 마음속에 있어 같이 가서 펭귄을 세자 장수양 시 친구는 다치지 않으리 3 덜 슬픈 시 음주 낙서는 어떻게 시가 되었을까? 소설을 만나고 온 시 문예지에 발표한 시는 왜 구린가 초인종 상담 너무 근사하지 않은 우리들의 루틴 초인종 상담 딴 데 보기 초인종 상담 하나씩 없애보는 건 재밌어 초인종 상담 60대가 되기 전에 못 견디고 신이 되고 말 것 같아 시의 뺨

  저자 및 역자 소개

문보영, 장수양 저 : 문보영 저
저자 문보영은 1992년 제주에서 태어났다. 고려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했다. 2016년 중앙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시집 《책기둥》 《배틀그라운드》와 산문집 《사람을 미워하는 가장 다정한 방식》 《준최선의 롱런》 《불안해서 오늘도 버렸습니다》 《일기시대》 등이 있다. 제36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했다. 손으로 쓴 일기를 독자에게 우편으로 발송하는 ‘일기 딜리버리’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