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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가 되는 주문 :단요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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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가 되는 주문 : 단요 장편소설
[파주] : 책폴, 2023
279 p. ; 21 cm
₩14000


  소장사항 : 을지대학교 학술정보원[의정부] [ 811.37 단65ㅁ ]

등록번호 소장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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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었던 나’보다 ‘청소년’ 그 자체에 집중하게 만드는 이야기! 우리는 안다. 한 세계의 균열은 언제나 개인의 변화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_윤혜은(작가, 서점인) “누군가는 이 일을 해야 하니까- 나는, 새로운 마법소녀를 찾고 있어.” 망설임은 아주 짧았다. “먼 과거에는 인종, 성별, 민족과 같은 개념에 힘이 있었습니다.”라는 강렬한 첫 문장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회사는 생김새 때문에 지원자를 탈락시키고, 사람들은 피부색으로, 성별로, 신체 조건으로, 태어난 곳으로 구분되던” 시절은 이미 오래전의 일. “세상을 바꿀 수 있었던 아이들이 꿈을 버렸던” 과거를 지나 “이제 세상이 바뀌어” 낡은 악습은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 된 것이다. 드디어! 모두가 꿈꿔 왔던 ‘좋은 세상’이 미래에 도래한 것일까? 사람 간의 차별과 혐오와 멸시가 없는 사회를 이루게 된 것일까? 『마녀가 되는 주문』의 출발은 ‘새로운 세계의 선언’임에 분명하다. (누군가 열렬히 부르짖던 ‘공정한’ 세상이 구현된 미래로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어지는 문장을 곰곰 들여다보면 이 ‘새로운 선언’이 끌고 나가는 사회 분위기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듯하다. 아니 어쩌면, 성공과 실패의 운명이 더욱 일찍이 구분되는 세상인지도 모르겠다. “생김새보다 능력이 평가받는 시대”가 된 미래이기에 “실패는 나쁘고 성공은 좋고” “발전과 혁신이라는 가치 앞에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경쟁”해야만 한다. 낡아 빠진 개념으로 사람들을 가르지 않되, 누구라도 똑같은 출발선에 서서 뚜렷한 목적과 목표를 쟁취하고자 거침없이 내달리는 사회. 이러한 세상에 부합하기 위해,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경쟁하기 위해, ‘산학협력창의인재육성학교’가 문을 열었다. 대기업들이 우수한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만든 곳으로 이곳의 학생들은 오직 ‘능력, 합리, 혁신’이라는 슬로건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졸업 때까지 후원 기업을 못 구하면 막대한 학비를 떠안고 평생 빚더미 속을 허덕여야 하지만, 이는 전적으로 ‘개인의 불행’일 뿐, 학교의 그 누구도 책임지는 부분이 아니다. 학교는 학생들을 위해 최상의 환경을 제공한다고 말하므로. 따라서 학생들은 유망한 기업의 연구원이 되거나 스타트업의 창업 멤버가 된 미래를 꿈꾸며 일상을 버텨 낸다. 그럼에도 불안감과 고민이 지속되고 앞날이 막막하기만 하다면? 주인공 서아의 처지도 다른 아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영재’ 소리를 듣고 자랐고 뛰어난 실력으로 산학협력창의인재육성학교에 입학했으나 어느덧 졸업이 가까워지는 열일곱 살. 딱히 후원 기업을 구하지 못했고 연구실에 들어가지 못한 채 하루하루 흘러가는 시간을 초조하게 견디던 어느 날, 서아에게 열아홉 살의 ‘현’이 다가온다. 현은 서아에게 위태로운 나날을 살아가는 학생들을 위해 비밀리에 운영되는 게임 서버가 있다고 알려 준다. 그곳에서 누구는 달콤한 휴식을, 누구는 위로를, 누구는 여가와 오락을 즐기며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다. 현은 이 게임에 등장하는 ‘괴물’을 없애고 운영 시스템을 컨트롤할 ‘새로운 마법소녀’가 되어 주기를 서아에게 부탁한다. 마법소녀, 혹은 마녀가 되어 주면 연구실 소속이 되어 미래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현의 이야기. 서아는 고개를 끄덕여 제안을 수락하고, 이후 걷잡을 수 없는 과거와 현재의 딜레마에 빠져들고 만다. 이를테면, 나보다 어려운 친구를 도와주는 건 배려일까, 아니면 자기만족일까. 뛰다 넘어진 친구를 못 본 척 내 레이스를 달려야 할까, 아님 결승선에 늦더라도 친구에게 손 내밀어 같이 경기를 마쳐야 할까. 불의를 보고도 참는 사람과 불의에 맞서는 사람 중 누가 더 용기 있을까. 친구 부탁을 어디까지 들어주어야 할까. 각자의 최선이 이끄는 선택과 결과는 온전히 개인 책임으로만 남을까……. 일찍이 ‘생존 룰’을 알아 버린 아이들이 가감 없이 맞닥뜨리는 세상의 민낯은 너무 투명하거나 혹은 너무나 불투명해서, 그 어떤 색으로도 묻어나지 않는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야 하고,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슬퍼집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비겁해집니다. 『마녀가 되는 주문』은 그 슬픔과 비겁해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_작가의 말에서 “다른 애들처럼 너무 멀어지진 않았으면 좋겠어. 네 세상과 내 세상이 너무 달라지진 않았으면 좋겠어.” 『마녀가 되는 주문』의 배경은 읽는 이에 따라 다르게 다가갈 것이다. 미래의 한국일 수도,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일 수도 있다. 가깝게 20년 후일 수도, 멀리는 100년 후로 느껴지기도 한다. 단요 작가는 ‘누구라도 자유롭게 상상하기 나름인’ 미래 사회를 그리며 이 작품을 써 내려갔다. 하지만 이야기를 읽는 동안 모두가 마주하는 삶의 근원적 요소는 시대와 세대를 막론하고 이어져 오는 존재의 보편성을 되새기게 한다. 인간성이 배제될지라도 경제적 효율과 가치적 활용의 쓸모만을 앞세우는 미래 사회는 언제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마녀가 되는 주문』은 미래의 시공간을 다루는 작품이지만, 지금 이 사회의 망가져 가는 일부를 서늘할 만큼 적확하게 비추고 있다. 내가 ‘속한’ 집단 혹은 사회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안간힘 쓰는 일상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누구나 맞닥뜨리는 삶의 분투이다. 분투하는 연령대가 갈수록 낮아지고 서로 간의 경쟁이 더욱 극심해지면서, 10대들은 각자의 책임과 가능성과 실패를 ‘성공’이라는 저울판에 위태롭게 올려놓으며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작가가 탁월하게 설계해 낸 이 한 편의 SF를 함께 읽으며 우리는 ‘마녀가 되거나, 되지 않거나, 될 수조차 없는’ 삶의 제한된 선택지 속에서 더 나은 방향을 찾아 갈 수 있을까. 자책보다 단단한 책임과 용기를 기를 수 있는 힘을 서로 주고받을 수 있을까. 주인공 서아는 시스템 안팎의 음모와 진실을 알아 가고 추악한 비리를 파헤치며 끝없는 딜레마에 빠진다. 신념을 둘러싼 현실적 고민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고 이는 ‘열일곱 살의 서아’ 이전부터 오래도록 이어져 왔던 일이다. 보상과 대가를 반드시 바라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나를 책임질 수 있는’ 선에서 올바름이 무엇일지, 최선의 선택이 어떤 것일지 저울질하게 만드는 세상. 사회적 책임과 잘못이 개인에게로만 전가되는 세상 앞에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굳이 나눌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렇게 미래의 어딘가 놓여 있는 이 학교 역시 15년 넘도록 수상한 죽음과 공존해 왔을 테니까. 그러므로 오늘도 비밀 서버의 문이 열리고 하나둘 아이들의 입장이 시작된다. 모든 준비를 끝낸 마녀도 게임에 들어간다.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날지 모르는 괴물을 처치하러, 혹은 비극이 차라리 위안이 될 누군가를 만나러………. 삶의 순간순간에는 풀리지 않는 고민들이 퍼즐처럼 얽혀 있다. 어떻게든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행운을 얻을 수 있을까? 그러니 기약 없어도 희망을 바라며 지내는 편이 좋을까? 작품을 읽는 동안, 그 어느 페이지에서도 눈을 떼지 못할 우리에게 ‘마녀’는 저마다의 의미로 가닿을 것이다. 마녀는 삶의 상징일까, 구원의 희망일까, 혹은 또 다른 무엇으로 존재할까. 모든 사람이 숨기고 있는 삶의 표정 하나씩을 드리운 채, 오늘도 마녀는 ‘마녀가 되는 주문’을 외기 시작한다. “무늬 유리를 사이에 두고 다른 세상의 마법을 구경하는 것”처럼 아슬아슬한 삶의 경계에서, 끝내 사라지지 않을 어떤 희망의 주문이 10대들의 목소리를 통해 들려온다.

  본문중에서

커다란 불행을 바라본 다음이라면 자신의 불행은 소박하게만 보이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7학년생을 상상하는 게 서아의 습관이 됐다. 서아는 그게 마약성 진통제를 먹는 것과 비슷한 일이라고, 떳떳하게 말할 일은 아니지만 가끔은 어쩔 수가 없다고 믿었다. (p.22) 현은 잠시 게임 규칙을 이야기했다. 여기에서 본 얼굴을 교정에서 마주치더라도 아는 척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 비밀스러운 장소인 탓도 있지만 꿈을 간직할 방편이기도 하다는 것. 그런데 관리자는 그 꿈의 뒤편을 항상 들여다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게임과도 거리를 둬야 한다고, 현이 말했다. 아이들에게 풍선을 나누어 주는 인형탈은 동화 같지만, 그 안에 들어 있는 사람은 근로계약서에 얽매인 것처럼. (p.34) ?공상과 믿음과 의지는 쉽게 엉겨 붙는다. 그러니까 셋 사이에 명확한 선을 긋기란 불가능할지 모른다. 서아의 머릿속에서 하율이, 하율이 만든 게임이, 전류 속에만 존재하는 공간이, 그 공간이 죽이거나 살린 사람들이, 현의 마녀 복장이 그리고 서아 자신의 경력서와 연구 과제가 줄줄이 이어졌다. 학교 한구석에서 몰래 게임을 운영하는 것도 조금이나마 다른 세상을 상상하는 일일까. 그래서, 먼 나중에는 아주 놀랄 만한 차이가 생기게 되는 걸까. 서아는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p.61) “어쨌든 괴물을 처리하는 법은 배워 두는 게 좋아.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까.” 서아는 무슨 일, 이라는 단어를 따라 발음해 보았고 현의 표정도 기억에 담았다. 가늘게 뜬 눈에 담긴 건 나쁜 기억일까, 아니면 두려움이나 양심이나 도의 같은 걸까. 둘 다일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어디에 더 큰 비중이 실려 있을지는 알기 어려웠다. 현은 이 일을 몇 년 동안 해 왔으니 그만큼의 고민을 모아 두었으리라 생각할 뿐이었다. 게임 서버에 접속하면서, 서아는 그때 들은 말을 다시금 되새겼다. 마법소녀의 일. 게임 종료 기능을 만드는 것보다는 쉬운 일. 그러나 여전히 사람의 목숨이 걸린 일. 서아는 그 일을 하러 가고 있었다. (p.83) “그래서요, 죽고 싶은 애들한테 서버를 따로 열어 준다는 거예요? 남들은 모르게?” “우연이도 그래서 죽었어.” “진짜요?” 이선은 고개를 돌려 서아를 빤히 바라보았다. “아, 너 표정이 너무 잘 보인다. 거짓말도 못 하는 편이지?” “잘은 못 해요. 그런데 진짜냐니까요.” “표정 관리는 연습해 둬. 교직원한테 들키면 큰일이잖아.” 말을 마치자마자 이선의 몸이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머리부터 시작해 발끝까지, 뜨개질 스웨터에서 올이 풀려 나가듯 형체가 여러 갈래로 갈라졌다가 허공에 스며들었다.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한 차례 울린 건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된 다음이었다. (p.125-126) 무사히 졸업해서 회사에 들어가기만 하면 멋진 삶이 펼쳐지기 때문에, 언젠가는 자신도 명함을 달고 아이들을 굽어볼 것이기 때문에, 학생은 회사와 학교에 불만을 품지 않는다. 그래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빚에 짓눌리는 상황은 그 학생의 책임이자 잘못이 된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게임의 역할은……. 철컥거리는 울림에 서아는 옆을 돌아보았다. 현이 어느새 들어와 문을 닫고 있었다. 눈이 마주치자마자 한 문장이 튀어나왔다. 아마도 통화에서 들어야 옳았을 소리였다. “이건 네가 생각하는 그런 일은 아니야.” “오해는 안 해요.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해요.” 서아는 현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한쪽 손바닥으로 수첩을 감싸듯 짚었다. “그러니까 무슨 일인지 말해 줘요.” (p.176)

  목차

서장 1장: 비밀과 행운 2장: 약속과 선택 3장: 마녀의 일 종장 -첫 번째 리뷰: 어른 없는 세상에서 어른의 일 찾기_윤혜은(작가, 서점인) -작가의 말

  저자 및 역자 소개

단요 저 : 단요 저
사람 한 명, 개 한 마리와 함께 강원도에서 살고 있다. 사람이 사람이라서 생기는 이야기들을 즐겨 쓴다._작가의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