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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에즈리 도서관의 와루츠 씨 :코교쿠 이즈키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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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에즈리 도서관의 와루츠 씨 : 코교쿠 이즈키 장편소설 /
고양 : 알토북스, 2024
319 p. ; 19 cm
코교쿠 이즈키의 한문명은 '紅玉いづき' 임
₩17800


  소장사항 : 을지대학교 학술정보원[성남] [ 833.6 코16ㅅ ]

등록번호 소장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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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인터파크 바로가기

★★★★★전격소설대상 수상작가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도서관을 찾아온 사람들, 이들은 와루츠 씨에게 어떤 이야기를 털어놓을까? 종이책이 귀중한 문화재가 되어버린 근미래. 책을 무료로 빌려주는 사립도서관이 있다. ‘특별 보호 사서관’인 와루츠 씨가 대표로 있는 사에즈리 쵸의 ‘사에즈리 도서관’이다. 책과는 전혀 인연 없는 삶을 살고 있던 회사원, 딸과 떨어져 사는 초등학교 교사, 책을 사랑했던 할아버지의 흔적을 찾으려는 청년 등 ‘책’에 자기만의 생각과 마음을 품은 사람들이 오늘도 사에즈리 도서관을 찾아오는데…. 이들이 와루츠 씨와 인연을 맺고 책을 집어 들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 모든 정보가 전자화되고 종이책이 골동품이자 사치품이 되어버린 세상. 과도한 설정 같지만 소설 속에서 묘사하는 폐허가 되어버린 도시의 모습은, 몇 년 동안 전쟁을 지속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황폐한 도시를 떠올리게 한다. 세상에서 정말 책이 사라지는 일이 소설 속에만 등장하는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와루츠 유이는 도서관을 운영하며 사람들에게 무료로 책을 빌려준다. 전쟁고아인 와루츠 유이에게 책은 그야말로 구원이다. 와루츠 유이는 자신에게 책이 구원이 된 것처럼 사람들에게도 구원이 되길 바란다. 그것이 이 소설을 관통하는 주제이다. 종이책이 귀중한 문화재이자 사치재가 된 근미래, 도서관을 무대로 펼쳐지는 신비롭고 따뜻한 이야기 ‘혹시 종이책이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종이책의 미래에 관심이 많다. 세상이 디지털화되고 다양한 콘텐츠가 나오면서 책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책 읽는 사람 역시 눈에 띄게 줄어 이제는 종이책의 존립을 걱정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작가 코교쿠 이즈키는 2011년에 일본 대지진을 겪으면서 종이책을 떠올렸다. 지진이라는 압도적인 자연재해에 많은 것들이 부서지고 망가지고 사라지는 모습에서, 혁혁한 기술의 발달로 이제는 구시대의 유물처럼 되고 있는, 그리하여 존립을 위협받고 있는 종이책을 본 것이다. 엄청난 불안과 혼돈 속에서 그녀는 결심했다.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세상이 어떤 모습으로 변하더라도, 사랑하는 책이 설령 사라지더라도 달라지지 않을 ‘가치’에 대해 말하기로. 결정적인 사고만 없다면 언제나 원래 모습 그대로 그 자리에 있고 수많은 사람이 한 번에 접근할 수 있으며 작은 공간에 엄청난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와 달리 책은 우리 인간처럼 실체가 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스스로 마모되거나 손이 닿을 때마다 손상될 수밖에 없고, 공간 활용성이 턱없이 떨어지며, 한 번에 한 사람만 볼 수 있고, 책을 읽더라도 기억이란 언제나 불완전한 것이라 어딘가 불안하다. 하지만 이런 비효율성이 사람과 사람을 이어줄 수 있다고 작가는 생각했다. 내가 찾지 않으면 보이지 않고 볼 수 없는 데이터베이스 속 정보처럼 사람도 ‘필요’에 선택적으로 골라 만나는 시대에, 여러모로 불편한 책과 어쩔 수 없이 얼굴을 마주쳐야 하는 도서관을 통해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는 이야기를 쓰기로 한 것이다. 작가는 제3차 세계대전이 휩쓸고 간 근미래, 책이 문화재이자 사치재가 된 시대를 배경으로 평화롭고 아름다운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서를 주인공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10년의 시간을 두고 쓴 글이 전혀 이질감 없이 어우러지는 것은 글에 녹아 있는 가치 즉 작가가 추구하는 가치가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며, 세상이 변하더라도 변하지 않는 가치가 있다는 작가의 생각이 옳았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책을 사랑하는 이 작가가 압도적인 재난을 겪으며 떠올렸다는 그 가치는 과연 무엇일까? 책을 읽으며 직접 확인해 보기 바란다. “이런 시대에 책은 너무 사치예요. 책은 부자나 괴짜가 보는 것 아닌가요?” ‘36시간의 전쟁’이라 불리는 제3차 세계대전은 전 세계의 재앙이었다. 곳곳은 폐허가 된 채 버려졌고 자원이 고갈된 상태에서 대체 에너지를 선점하고자 하는 다툼은 치열했다. 서버에는 악성 바이러스가 넘쳐났고 굶주림과 추위, 고통 속에 전쟁고아도 쏟아졌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폐자재를 주워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아이들이 남아 있고, 재건과 복원이 진행되는 중이라 정전도 잦고 서버가 다운되는 일도 다반사다. 학교 커리큘럼은 아예 정전을 전제로 만들어지고 네트워크 기술자들은 집에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바쁘다. 이런 와중에 그나마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사에즈리 쵸(町)라는 곳은 신록도 우거지고 평온하다. 심지어 그곳에는 아름다운 도서관도 있다. 이 시대에 도서관이라니, 그것도 개인이 운영하는 사립도서관이라니. 종이책이 문화재이자 사치재가 된 시대라 부자 중에서도 부자거나 아주 특이한 소수의 사람만이 책을 읽고 한 권씩 겨우 사는 정도라 개인이 대량의 책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도 충분히 놀라운 일이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공짜로 책을 보고 빌려 갈 수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그 도서관에만 있는 자료도 제법 있어서 국내에서는 물론 외국에서도 이따금 이 도서관, 사에즈리 도서관만을 보기 위해 오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그 비싼 책을 공짜로 빌려볼 수 있다는 것, 이런 도서관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지 모른다고 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책의 가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뭐 하러 그런 쓸데없는 짓을 하느냐며 분노하는 사람도 있고, 토시 하나 다르지 않은 똑같은 내용을 데이터베이스에서 훨씬 간편하고 저렴하게 볼 수 있는데 무슨 여유가 그렇게 넘쳐서 불편함에서 즐거움을 찾는 것이냐고 혀를 차는 사람도 있다. “책이 잠시나마, 한순간이나마 불안과 공포를 잊게 해주는 구원이 되었으면 해요.” 이런 모든 시선을 알면서, 책이 망가질 가능성을 감수하면서도 사에즈리 도서관 관장이자 특별 보호 사서관인 와루츠 씨는 자신의 원칙을 고수한다. 이용자 등록만 하면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무료로 책을 보여주고 빌려줘서 이용객들마저도 ‘너무’ 너그러운 것 아니냐고 할 정도지만, 와루츠 씨는 외롭고 힘든 자신에게 책이 구원이었듯이 저마다의 전쟁을 치르며 불안과 공포와 슬픔에 빠진 사람들, 또는 기대하는 마음으로 사에즈리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에게 책이 구원이기를 바랄 뿐이다. 우리 인생에서 책은 이른 때도 늦은 때도 없다면서. 하지만 이런 와루츠 씨에게도 참지 못하는 일이 하나 있으니, 바로 도서관에서 나간 책이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오지 않는 것이다. 아니, 그렇게나 비싸고 값진 책을 그토록 아낌없이 빌려주면서, 사람들이 책을 좋아하게 되면 그렇게 기뻐하면서, 책을 그렇게 많이 소유하고 있으면서 책이 단 한 권이라도 없어지면 왜 목숨을 걸다시피 하며 꼭 책을 찾으려 하는 걸까? 책이 문화재이자 사치재가 된 근미래, 어느 한적한 곳의 아름다운 도서관을 배경으로 비밀을 품고 사는 유능한 도서관 사서와 그 도서관을 찾아오는 인물들이라는 신비하고 흥미로운 설정과 이들이 품고 있는 제각각 다른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온기와 안도감, 뭉클함을 선사할 것이다.

  본문중에서

* 와루츠 씨는 씩 웃으면서 살짝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카미오 씨는 퇴근하고 집에 가는 길이에요?” “네.” 카미오는 끄덕이던 고개를 푹 숙이고 말았다. 그러고는 물결이 흔들리는 머그잔 표면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을 꺼냈다. 자신은 뭘 해도 잘 안 풀린다고. 뭔가 문제가 생길 때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생각으로 다 글렀다는 생각이 든다고. 그런 생각이 들면 세상일도, 사람들도 전부 싫어진다고. 부질없는 푸념이었다. 하물며 알게 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도서관 사서에겐 더할 수 없는 민폐이리라. 그러나 와루츠 씨는 조금도 귀찮아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고 카미오의 고민을 끝까지 듣고 나서는 위로도 비난도 하지 않고 조용히 말했다. “책을 한번 읽어보세요.” 카미오가 머그잔에서 눈길을 들었다. “그런 마음이 들 때는 특히 더 책이 좋거든요. 울적할 때도 좋고, 즐거울 때도 좋고. 책은 언제든 다 좋지만.” 그러고는 다 괜찮다고, 그럴 수 있다고, 아무 문제 없다고, 그렇게 말했다. * 입학 선물로 책이라니. 책은 최신 간행물이라 해도 상당히 고가이니 중학생이 되는 아이 선물로는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차라리 옷이나 단말기를 사주는 게 훨씬 싸고 유용할 것이다. 그런데도 코토는 책을 주고 싶었다. 갑작스러운 제안에 딸은 한동안 침묵하다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책이 좋아.” “응?” 이번엔 코토가 놀라며 되물었고, 딸이 다시 한번 확인해주었다. “엄마가 쓴 책이면 좋겠어.” 코토가 눈을 깜빡거리며 책상 위에 놓여 있는 자신의 백과사전을 바라보았다. 그래, 그랬다. 이 책과 만난 덕분에 자신은 지금 여기에 있다. 일이 무엇보다 소중해서 엄마 노릇은 잘 못 하지만, 그래도 이게 자신이 살아가는 방식이었다. 그런 엄마가 딸에게 줄 수 있는 선물 중에 이보다 더 좋은 건 없겠다고 코토도 생각했다. “그럴게.” 전화를 끊은 뒤 코토는 일을 마무리하려고 다시 책상에 앉았다. *모리야가 도서관에 도착한 것은 토요일 저녁이었다. 책을 반납할 때는 조금 긴장됐지만, 도서관 직원은 사무적인 인사 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도서관 사서와 마주치지도 않았고, 오늘은 그 성가신 오지라퍼 여자도 오지 않은 모양이다. ‘빨리 다른 책을 찾아서 대출하고 돌아가자.’ 모리야는 몽롱한 정신으로 생각했다. 동료에게 부탁해서 간신히 짬을 내긴 했지만, 어제는 철야 근무를 했다. 기차 안에서 정신없이 좀 자긴 했지만 서고에 들어가 안경을 쓰는 순간 현기증이 났다. 애초에 근시 안경을 쓰는 모리야에게 이 돋보기의 도수가 맞을 리가 없었다. 무리해가며 한 권 한 권 판권 페이지를 중점적으로 확인해 나갔지만, 졸음을 참을 수 없어 그는 발판에 앉은 채 무거운 눈꺼풀을 감아버렸다. * 그날 밤, 와루츠는 꿈을 꾸었다. 이제는 좀처럼 꾸지 않게 된 오래된 방의 꿈이었다. 와루츠 교수의 서재를 사에즈리 도서관 지하에 그대로 옮겨놓았지만, 당시의 공기와 지금의 공기는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르다. 그렇지만 이 방은 옛날의 그곳이라고 와루츠는 생각했다. 습도와 온도를 완벽히 조절해도 사라지지 않는 담배 냄새와 와루츠 교수의 기척이 느껴졌으니까. 긴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책을 읽던 와루츠에게 말을 건네는 목소리가 있었다. “유이.” 와루츠는 얼굴을 들고 싶었다. 하지만 시선이 책에 고정되어 움직일 수 없었다. 얼굴을 들고 싶은데도. 아빠가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잠깐이라도 좋으니 보고 싶은데도. 그저 목소리만 들려왔다. “이런 시대지만 태어나길 잘했다고 생각하니?” 와루츠는 바닥에 배를 깔고 엎드린 채 책 속 글자를 눈으로 좇으며 미소짓듯 가늘게 뜬 눈으로 행복하게 대답했다. “아빠 딸로 태어나길 잘했어.” 그건 꿈이었는지도 모르고, 기억 회로가 보여준 바람과 환상이었는지도 모른다. * 나이토는 손으로 벽을 짚으며 나선형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다. 한없이 높은 탑의 벽은 책장으로 되어있고, 손으로 짚으면 책장이 살짝 아래로 내려앉았다. 벽 전체가 책장이니까 이 탑의 외벽도 책으로 되어있을지도 몰랐다. 나이토는 불안에 휩싸였다. 그 순간, 오른손으로 짚은 책장이 장난감 블록의 한 조각처럼 쑥 빠지면서 책들이 떨어졌다. 무너져 내렸다. 벽, 천장, 발밑, 하늘을 향해 뻗은 탑 전체가. 그리고 발밑에는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왜 위로 가려고 했더라? 분명 저 위에 누군가가…. 계속 책이 쏟아져 떨어졌고, 몸이 아래로 아래로 떨어졌다.

  목차

제1화_사에즈리 도서관의 카미오 씨 제2화_사에즈리 도서관의 고토 씨 제3화_사에즈리 도서관의 모리야 씨 제4화_사에즈리 도서관의 와루츠 씨 번외편_한밤중, 도서관의 아이들 epilogue_그래도 이 손에 책을 들고

  저자 및 역자 소개

코교쿠 이즈키 저 : 코교쿠 이즈키 저
이시가와 현 가나자와 시 출생. 가나자와 대 문학부 졸업. 2006년 ‘부엉이와 밤의 왕’으로 제13회 전격소설대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동화적인 작풍이 화제가 되었으며 데뷔작에 뒤이어 총 세 편의 ‘식인 삼부작’으로 명성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