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자료 검색


트윗 페이스북

친애하는 동무들 :노은희 장편소설

표지이미지

친애하는 동무들 : 노은희 장편소설
파주 : 교유서가 : 교유당, 2023
277 p. ; 20 cm
교유서가는 교유당의 인문 브랜드임
₩15000


  소장사항 : 을지대학교 학술정보원[성남] [ 813.7 노68ㅊ ]

등록번호 소장정보
2024217 대출가능
  • Vol.Copy :
  • 별치기호 :
  • 소장위치 : 자료열람실
  • 을지 도서대출 신청 가능 권수 없음



  책소개 인터파크 바로가기

여덟 편에 담긴 여덟 가지 시선 작은 동네 미용실을 운영하는 재은은 하나원에서 교육을 받은 북한이탈주민인 순자를 고용하고 있다. 귀찮은 일도 눈살 한번 안 찡그리고, 재은에게 뿐만 아니라 동네 사람들에게 살갑게 구는 순자 덕에 재은의 미용실은 동네 사랑방이다. 미용에 대한 꿈을 안고 있는데다 북한 음식까지 정성 들여 만들어오는 순자에게서 재은은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편견을 버렸다. 심부름 간 게 맞아요? 리순자에 대한 물음인 듯하다. 둘째 며느리의 물음에는 의구심이 가득 묻어났다. 북한 사람들은 좀 그렇잖아요. 책임감도 없고 이것저것 타먹는 돈도 쏠쏠하다고 들었어요! 말기암 병동의 환우들을 위해 머리카락을 기르는 사람이, 앞뒤 사정도 모르고 리순자를 의심하는 것에 화가 났다. -「친애하는 동무들 1: 재은 편」에서 북한에 성경 보내기를 하며 북한 지하교회 성도들을 위해 활동하는 순자는 자신의 탈북 때 정한 계획대로 브로커와 접촉해 동생 순영과 지하교회 성도들의 탈북을 추진한다. 그런데 국경 근처까지 왔다는 순영이 일행과 함께 다시 북으로 돌아갔다는 소식을 전해듣는다. 순자는 동생을 찾아 북한에 들어갈 결심에 중국으로 향한다. 순영 일행이 다시 북으로 향한 이유는 미란이 기도 중에 들었다는 “북에 남으라”는 계시 때문이었다. 돌아가서 발각되면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가혹한 고문에 시달릴 것이 분명했다. 일행은 동요하기도 했으나 마지막 결정은 함께 북한의 지하교회를 위해 다시 발을 돌리는 것이었다. 순자와 함께 남으로 온 해진, 순영 일행의 종교적 신념을 접하고 성경에 관심을 가지게 된 브로커 등 작가는 작중 인물들을 화자로 한 여덟 편의 서사를 풀어놓았다. 북한과 남한, 그리고 기독교에 대한 여덟 개의 이야기는 자유에 대해, 종교에 대해, 분단에 대해 다시 한번 되짚어보게 한다. 북한문학이자 기독교문학의 금자탑 ‘북한의 지하교회’는 북한과 기독교, 두 가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 보위부에 들켰을 때를 대비해 면도날을 숨겨넣은 성경책을 전달받는 북한 성도들의 소망은, 온몸을 비틀며 기도하지 않아도 되는 곳, 십자가를 보고 마음껏 눈물 흘릴 수 있는 곳, 회개기도를 소리 내서 해도 누구도 잡혀가지 않는 곳이다. 그 소망을 위해 그들은 가방 “맨 위 잘 보이는 곳에 그라목손을 올려두”고 탈북을 감행한다. 이렇게 절박한 마음으로 국경 근처까지 왔을 순영 일행이 “북에 남으라”는 계시를 받고 북한으로 발을 돌린 것은 지하교회를 지켜야 한다는 순교적 신앙심이다. 산에서 몰래 예배를 드리다 누군가의 밀고로 체포되어 처참히 사살당한 차덕순 선교사 이야기, 1957년 종교를 탄압하는 김일성을 지지하지 말라고 외치다 사살당한 이만화 목사 이야기 등 순교자들에 대한 이야기는 북으로 되돌아간 순영 일행의 신앙심을 더욱 숭고하게 만든다. 박찬일 문학평론가가 해설에서 “선교-순교문학의 금자탑이”이라고 평한 이유이다. 또 하나, 『친애하는 동무들』 속에는 남한 사람, 다시 말해 외부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북한이 있다. “북한의 상황에 관해서이고, 북한의 언어에 관해서이다. 그들의 한숨, 그들의 처지, 그들의 어투, 나아가 북한의 (생소한) 여러 이름, 제도 및 장치들을 리얼하게 보여주었다”고 평가한 박찬일 문학평론가는 “남한의 작가 노은희의 『친애하는 동무들』은 외부자 시점으로 북한 리얼리즘의 외양을 넓혔다”고 말한다. 나라고 어찌 북에 남고 싶갔어요. 하지만 주님의 음성을 어찌 어길 수 있단 말입네까. 이것은 내게 부탁하신 일이 아니라요. 주님의 명령입네다. 북에 남아 복음을 계속 전하라는, 북에 남아 우리의 예배처소를 지키라는 주님의 명령입네다. -「친애하는 동무 5: 미란 편」에서 작가는 작품을 쓰기까지 북한 지하교회 관련한 자료를 모으고 북한이주민을 만나 북의 실상을 전해듣는 과정에서 “믿음을 지키기 위한 그들 모두가 참된 순교자였고, 신실한 그들의 믿음에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고 한다. 우리 사회는 북한이탈주민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많다. 관련 기사마다 한결같이 그들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악플이 달린다. 이번 작품을 통해 북한이탈주민을, 나아가 분단을 함께 아파하는 연대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 여전히 숨어서 성서를 읽어야 하고, 생명을 담보로 한 신앙생활을 하는 나의 친애하는 동무들이 언제쯤 자유로운 종교활동을 할 수 있을까요. 위태로운 그들의 삶에도 늘 함께하시는 주님의 변치 않는 사랑을 믿습니다. -「작가의 말」에서

  본문중에서

남루한 옷을 입은 탈북자의 시신이 강물에서 발견되는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심하게 부패된 시신은 남자인지 여자인지조차 구분할 수 없을 만큼 참혹하다. 원래 형체에서 8배 정도 부푼 시신들이다. 퉁퉁 불어버린 시신은 독수리들의 좋은 먹잇감이다. 시체 썩는 냄새에 독수리들이 큰 날개를 펴고 우르르 모여든다. -「친애하는 동무 2: 순자 편」에서 정치범수용소에 들어가면 우선 감옥에 가두고 굶기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옥수수 알갱이를 30알 넣어주고, 20알, 10알로 줄여가면서 쫄쫄 굶기는 것이다. 음식 냄새는 계속 풍겨 심리적으로도 무너지게 만든다. 그렇게 며칠을 살다보면 죽은 쥐를 주워먹기도 한다. -「친애하는 동무 2: 순자 편」에서 우리에게 성경을 건네주던 날, 성경책 속에 면도날을 숨겨 넣어 보낸 중국인이 있었다. 만일 예배처소가 발견되면 자진하는 것이 낫다는 무언의 암시였다. 우리에게 믿음은 그렇듯 살얼음을 딛는 조심스러운 것이다. -「친애하는 동무 2: 순자 편」에서 24년을 갇혀 살면서 우리 가족이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정치범수용소 안에서 접한 주님 주신 생명의 말씀 때문이었다. 마음대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고압전기 철조망을 설치해둔 곳이지만, 주님의 말씀은 조심스럽게 서로에게 넘나들고 있었다. 고압 철조망을 넘다 새까맣게 타죽은 시신을 보위부에서는 일부러 방치한다. 매달린 시신은 새떼가 몰려와 파먹기도 하는데 너무 징그러웠다. 보위부는 그런 치졸한 방법으로 자신들의 권위를 공고히 지켜냈다. -「친애하는 동무 3: 해진 편」에서 슬프지만, 탈북을 준비하는 마지막 과정은 음독제를 챙기는 것이었다. 그라목손을 샀다. 농번기가 시작되면 중국에서는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는 흔한 제초제이다. 독성이 강해서 반드시 죽는 음독제. 죽을 만큼 고통을 당하느니 깨끗하게 떠나리라 마음먹었다. 음독제를 가방에 넣으니 만감이 교차했다. -「친애하는 동무 3: 해진 편」에서 남한 사람은 다시 월북하는 사람들을 손가락질하며 욕했다. 베풀어주니 고마움도 모른다고 했 고, 의미 없이 쓰이는 세금이 아깝다고도 했다. 자본주의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돌아서야 하는 발걸음의 무게는 생각하지 않았고, 가족에 대한 죄책감과 그리움에 대해서도 전혀 궁금해하지 않았다. 우리에게 베푼 것만, 일일이 따져가며 다시 월북하는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힐난할 뿐이었다. -「친애하는 동무 3: 해진 편」에서 북한을 이탈하는 숫자를 줄이고자 일부러 한국의 범죄를 흘리듯 방송에 내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하루하루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 인민들의 눈에는, 경찰서에 놓인 좋은 컴퓨터와 TV, 커다란 책상 위에 놓인 세련된 디자인의 노트북이 눈에 들어온다. 한눈에 봐도 좋아 보이는 에어컨에 관심을 가지는 수준이 된 것이다. 체제의 붕괴를 막기 위해 북한도 마지막 몸부림을 하고 있다. -「친애하는 동무 4: 순영 편」에서 달거리를 시작할 때는 면으로 만든 생리대를 모두가 잠든 사이에 빨아야 했다. 위생을 생각할 처지가 아닌지라, 면 생리대 두 개로 버텨내야 했다. 인간다움을 포기하며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지옥이었지만, 남한에서의 삶은 천국과도 같게 여겨졌다. 천국행을 바로 코앞에 두고 북에 남겠다고 하니, 얼마나 속이 터지겠는가. 충분히 유미 성도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친애하는 동무 5: 미란 편」에서 꿈을 꾸면 늘 가정예배를 드리다 발각되는 꿈을 꾼다. 신발을 신은 채 집안에 들어온 보위부 간부들은 마구잡이로 집안을 뒤졌다. 성경을 집어든 악독한 눈과 마주치면 가슴이 서늘했다. 반동분자라는 우렁우렁한 음성에 놀라 꿈을 깨는 일이 얼마나 잦았던가. -「친애하는 동무 5: 미란 편」에서 인민보안성에서도 예심국이라는 부서를 특별히 운영하고 있는데 신점을 보는 사람이 근무하는 곳이다. 평양에만 점쟁이들이 300여 명 살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많은 인민이 미신에 사로잡혀 사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깜깜하기만 한 앞날은 점집에 줄을 서게 했다. -「친애하는 동무 6: 브로커 편」에서 아이들의 기도는 간절하다. 판자촌에서 불안한 삶을 사는 어린양들은 집이 무너지지 않길 기도하고, 예배당이 남아 기도할 수 있길 빈다. 어머니의 한숨이 잦아들길 기도하고 아버지의 돈벌이가 유지되길 청하는 아이들, 자신보다는 부모를 생각하고 스스로를 위하는 기도보다는 형제와 자매를 위해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고개가 떨궈진다. -「친애하는 동무 8: 다시, 재은 편」에서 믿음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그들 모두가 순교자였다. 죽음이 두려웠다면 성경에 손대지 않았을 것이다. 말씀을 접하는 순간, 목숨을 걸어야 한다. 생명의 말씀을 위해 목숨을 담보로 한다는 것이 서러웠지만, 북한의 현실은 그러했다. -「친애하는 동무 8: 다시, 재은 편」에서

  목차

친애하는 동무 1 : 재은 편 친애하는 동무 2 : 순자 편 친애하는 동무 3 : 해진 편 친애하는 동무 4 : 순영 편 친애하는 동무 5 : 미란 편 친애하는 동무 6 : 브로커 편 친애하는 동무 7 : 성경 편 친애하는 동무 8 : 다시, 재은 편 해설│‘기독교’ 선교문학의 금자탑 _박찬일 작가의 말

  저자 및 역자 소개

노은희 저 : 노은희 저
서울에서 태어나 단국대학교를 졸업하고 추계예술대학교 문화예술학과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2003년 근로예술제 소설 부문에 당선되고 능력중심사회구현 교육인적자원부 총리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8년 『세명일보』, 2019년 『시와시학』 신춘문예(평론 부문)에 당선되었다. 소설집으로 『우아한 사생활』등이 있다. 현재 한국작가회의 회원으로 있으며, 경기문화재단, 충북문화재단,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에서 창작지원금을 수혜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