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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의 인문학 =Medical humanities in childbi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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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의 인문학 = Medical humanities in childbirth
서울 : 모시는사람들, 2022
303 p. : 삽화 ; 23 cm
공지은이: 김현수, 민유기, 박승만, 신지혜, 염원희, 윤은경, 이남희, 정연보
기획: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참고문헌(p. 276-295)과 찾아보기 수록
서지적 각주 수록
₩17000


  소장사항 : 을지대학교 학술정보원[대전] [ 618.4 김63ㅊ ]

등록번호 소장정보
EM048012 대출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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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장위치 : 단행본서가
  • 을지 도서대출 신청 가능 권수 없음
EM048013 대출중 ( 2024.04.03 ~ 2024.06.03 )
  • Vol.Copy : c.2
  • 별치기호 :
  • 소장위치 : 단행본서가
  • 을지 도서대출 신청 가능 권수 없음



  책소개 인터파크 바로가기

이 책은 임신과 출산, 육아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의료적 상황과 이에 대한 인문학적 해석을 시도한 여덟 편의 글을 싣고 있다. 인간은 태어난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수많은 위협과 고통을 겪는다. 특히 생명 탄생의 첫 순간인 출산은 기쁨의 순간일 뿐만 아니라, 그 고통과 어려움으로 인해 죽음에 이를 수도 있는 위협적인 사건이기도 하다. 그런데 출산의 고통은 ‘의료’라는 과정과 만나게 되면서 다양한 선택 가능성이 주어지게 되었다. 이 책은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또는 오늘의 우리가 겪고 있는 출산을 둘러싼 다양한 의료 문제를 다룬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의 책명은 ‘출산의 인문학’이지만, 좀 더 정확하게는 ‘출산의 의료인문학’이라 말할 수 있다. 여기서 ‘의료인문학’은 과거에는 “의과대학 내에서 ‘좋은 의사 만들기’를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학문 과정”이었다. 하지만 의료가 인간 삶의 모든 국면에 개입하는 현실을 오늘의 고려하면, 인문학적 관점에서 의료 문제를 사유하는 연구는 의과대학에 한정될 수 없다. 즉 의료인문학은 의과대학에 한정되지 않고 그 지평을 넓혀야 한다. 여러 분야의 인문학 연구자들이 출산 관련 의료에 대해 논의한 이 책은 의료인문학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디딤돌과 같은 책이다. 앞으로 인문학적 관점에서 의료를 바라보아야 할 필요성을 부각하는 것이 이 책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이다. ‘출산’은 단순히 출산 자체만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의료가 발달하기 이전부터 인류가 전승해 온 전통적인 출산 의례에서도 임신 전 단계로부터 아이의 출생과 육아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전체를 ‘출산’으로 보았던 만큼, 출산에 관한 인문학적 논의는 그 과정을 아우르는 것이어야 한다. 그래서 이 책 『출산의 인문학』 역시 출산을 둘러싼 문제를 폭넓게 살펴보고 있다. 여기에 실려 있는 8편의 글은 「한국 가족계획 사업과 피임법의 경합」, 「조선시대 전통 태교의 지향점」, 「미국 의료에서 산전검사와 몽고증」, 「한국의 유산 방지와 낙태의 민간전승」, 「기술적, 사회적 실험 대상으로서의 재생산(reproduction)」, 「프랑스 사회의 라마즈 분만법 논쟁」, 「상업적 대리출산 문제에 대한 철학적 고찰」, 「미국 사회에 대두된 이상적인 육아 방법」을 다루었다. 그 내용이 동서양과 근현대를 아우르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독자들에게 출산을 둘러싼 의료의 변화와 그에 따른 문제들을 다층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그래서 이 책의 전개 순서는 임신 준비 단계부터, 임신 기간, 출산 전후에 벌어지는 의료적 상황, 그 후 육아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으로 단계적으로 배치하였다. 집필자들은 다양한 전공을 가졌으나 모두 인문학 연구자들이며, 출산의 문제에 깊은 관심과 고민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집필자들의 가진 고민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 출산에 관한 또 다른 주제, 더 깊은 분석과 비판을 다룬 연구 결과물들로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이 책은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이 기획하였다. 이 연구단은 ‘생로병사(生老病死)’에 관여하는 의료의 문제를 인문학의 관점에서 살펴 “의료에 대한 인문학의 다시 쓰기(re-writing)”를 시도하고 있으며, 이 책 『출산의 인문학』은 이러한 연구 역량이 발휘된 결과물로, 앞으로도 생로병사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담은 인문학 학술총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본문중에서

● 천연한 자연과 완전한 자연의 경쟁이 대리한 점액관찰법과 배란조절법의 경합은 자연의 의미가 확정되면서 전자의 승리로 귀결되었다. 정당한 개입의 가능성은 철저히 부정당했다. 완전성이라는 이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개입은 어떠한 자연적 기능도 저하하거나 억제하지 않아야 했다. 만약 그러한 일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이미 완전함과 거리가 있었다. 배란조절법 진영의 그로든과 김승조는 배란의 유도가 태초의 완전성에서 벗어난 월경 주기를 다시 정상으로 되돌릴 뿐, 그 어떠한 기능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점액관찰법 진영의 로살레스는 배란조절법이 가져오는 부수적인 영향을 거론하며, 개입에 수반되는 부작용의 필연성을 지적했다. 이렇게 개입은 비자연이 되고, 자연은 천연이 되었다. 자연의 의미가 확정되는, 그리하여 배란조절법의 정당성이 기각되는 지점이었다. -본문 48쪽 ● 『태교신기(胎敎新記)』(1800/1938)의 본문 속 ‘태교(胎敎)의 개념’ 및 ‘태교의 방법’, 기타 ‘태교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종합하여 정리함으로써 18세기 말, 이사주당의 태교인문학의 본질을 탐색하여 보았다. 무엇보다 이사주당이 말하고자 하는 ‘태교론’은 자신의 실제 경험에 기반하여 기존의 여러 경서 속 내용들을 종합하고 이를 바탕으로 하나의 일관성 있는 ‘가르침’을 ‘태[胎]-육[育]-교[敎]’의 연속으로 이해하고 이를 각각 ‘아버지-어머니-스승’으로 이어지는 ‘하루의 가르침-열 달의 가르침-십년의 가르침’으로 형상화하여 설명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한편 이러한 사주당의 견해는 사주당의 아버지 이창식이나 사주당의 남편 유한규, 아들 유희 등의 삼대의 지지를 받으며 해당 집안의 딸들에게 세전되었다는 점에서 여성이 작성한 글이었지만 이 글이 당시의 보편적 가치관을 담은 글로 널리 받아들여졌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인문학적 의의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본고에서 이사주당의 『태교신기(胎敎新記)』(1800/1938)를 18세기의 태교에 관한 체험적 사유의 정화(精華)로 보고자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본문 74쪽 ● 2001년 미시시피 지역 신문의 건강 상담란은 다운증후군을 결정하는 데 양수검사가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하면서 다운증후군이 “트리소미21 혹은 몽고증이라고 알려져 있다”고 언급했다. 아직도 몽고증이라는 용어가 더 익숙한 독자들을 위한 배려였을 것이다. 다행이라면 다운증후군 아이의 신체적인 특징을 설명할 때, “보통 머리가 작고 넓적하며, 얼굴이 평평하고 눈초리가 치켜 올라간 데다 코가 짧다”에서 멈출 뿐, 과거의 상담란처럼 몽골리언이 대조군으로 등장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들겠다. 하지만 여전히 다운증후군 환아와 아시아인의 모습을 비교한다거나, 아시아인에게 다운증후군이 나타나도 보통 사람들과 구별이 가능한지 묻는 질문이 온라인상에서 심심찮게 나오고, 블루멘바흐의 분류법이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등, 몽고증의 유산은 지금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본문 108쪽 ● 당대의 의학 지식을 수록한 『동의보감』에는 당시의 낙태에 대한 인식이 일부 드러난다. 아이를 낳음으로써 대를 잇는 것이 생명을 영위하는 인간의 도리임을 밝히면서도 임부가 아이를 낳아 기를 상황이 아니거나 숙질이 있는 경우에는 낙태를 할 수 있다고 해 산모가 처한 상황에 따라 낙태가 이루어질 수 있음을 말했다. 이는 오늘날의 관점에서도 파격적으로 느껴지는 대목인데, 이것이 당시의 여성의 권리에 대한 어떤 시사점이 있다고 섣불리 판단하기보다는, 의학적인 관점에서 임신이 원활한 출산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나, 출산을 하더라도 양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산모의 몸을 손상하지 않으면서 임신의 상황을 해소할 수 있는 ‘안전한’ 방법을 제시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본문 153쪽 ● 1960-70년대는 과학 육성 정책을 본격적으로 실시하고 제도적 인프라가 갖추어지면서 많은 연구 성과가 제출되던 시기이며, 과학기술이 국가 발전을 위한 중요한 도구로 여겨지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하다(김태호 엮음, 2018; Kim, 2014). 과학기술이 ‘민족’과 ‘발전’에 관한 집합적 이해와 연결되어 형성된 과정은 구한말에서 식민지 시기로부터 거슬러 올라갈 수 있지만, ‘과학입국’과 ‘기술자립’을 강조한 박정희 정권에서 중요하게 대두되었고, 그 이후 정권이 바뀌었지만 과학기술은 지속적으로 경제성장을 목표로 한 국가 발전을 위한 도구로서 이해되어 왔다(김상현, 2018; Kim, 2014). 이러한 기술발전주의 속에서 취약한 몸들이 연구의 자원이자 정책의 수단으로 도구화되었던 생명경제가 부상했다고 볼 수 있다. -본문 181쪽 ● 현대의 의료는 과학성에 기반을 두지만, 의료행위는 인간을 위한 것이므로 과학성에 대한 신뢰가 의료행위 과정에 나타나는 인간적, 사회적 관계성을 무시하게 할 수는 없다. 라마즈 분만법은 파블로프의 조건반사에 기반을 둔 것으로 과학성을 내세우며 성장했다. 그런데 이 과학성에는 물리적 속성뿐 아니라 사회과학적 속성도 포함된다. 출산 준비 과정에서 산모, 가족, 의료진 사이의 정서적 교감을 중시했기에, 이 분만법을 지지한 이들은 새로운 사회 구성원이 태어나는 과정에 대한 공동체적 노력과 인간적, 사회적 관계 형성을 높게 평가했다. 1968년 이후 급진적 여성주의 활동가들이 출산 준비 과정의 이데올로기적 속성을 비판하면서, 게다가 경막외 마취 주사의 효과를 절대적으로 신뢰하면서 관계성보다 과학성이 더욱 중시되었기에 프랑스에서는 1970년대부터 라마즈 분만법이 쇠퇴했다. 반면 미국에서는 의료의 과학화에 대한 반작용으로 자연출산과 결합한 라마즈 분만법이 성장한다. -본문 218쪽 ● 인공자궁은 여성의 신체 외부에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자궁이고, 체외발생(ectogenesis)은 수정된 배아를 그러한 인공적인 환경에서 발달시키는 것을 의미한다.(최하영, 2017: 264-265) 또한 인공자궁 기술은 크게 보면 인공심장으로 대표되는 인공장기 기술의 하나이지만, 자궁은 태아와의 복잡한 물질 교환을 요구하므로 인공심장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의 복잡성을 갖는다. 따라서 미숙아를 위한 인큐베이터와 인공자궁의 가장 큰 차이는 태반의 역할을 할 수 있느냐의 여부이다. 인큐베이터는 태반이 없으므로 탯줄을 통한 호흡이 불가능하여 호흡 기능이 완성되지 않은 미숙아는 생존시킬 수 없다. 이처럼 영양소와 미생물, 호르몬 등의 공급, 노폐물의 흡수 등 태아를 위한 물질 교환의 중추인 태반을 인공적으로 구현할 수 있느냐가 인공자궁 기술의 핵심이 된다. -본문 242쪽 ● 양육에서 아동 발달 정보의 역할을 다루면서 고려할 사항은 “우리 아이가 어떤 단계에 있는가”와 “우리 아이가 어떤 단계에 이르러야 하는가” 사이의 구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자는 자신들의 아이와의 개인적인 경험으로 알 수 있는 것이었지만 후자는 과학적 자료를 근거로 한 보편화된 정보가 있어야 할 수밖에 없었다. 집합적 자료와 개인적 정보 사이의 차이는 왜 수많은 독자가 스파크에게 자신의 개인적 상황과 의견을 편지로 피력했는지를 알려주는 실마리다. 자세히 보지 않아도 전문가의 조언의 본질적인 특징을 생각해보면 스파크의 조언은 후자의 성격을 띨 수밖에 없다. 소아과 의사로서 그는 어떻게 아이를 “적절하게” 양육해야 하는지에 대한 전문지식을 그만의 온건한 목소리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였다. -본문 272쪽

  목차

천연한 자연과 완전한 자연 _박승만 -1970년대 중반 한국 가톨릭 가족계획 사업과 자연피임법의 경합 1. 들어가는 말 2. 자연의 강조: 가족계획 사업의 부상과 가톨릭 교회의 대응 3. 천연한 자연: 개입이 부재한 자연과 점액관찰법 4. 완전한 자연: 개입으로 완성되는 자연과 배란조절법 5. 자연의 확립: 교도권의 재확인과 개입의 한도 6. 나가는 말: 논쟁을 정리하며 18세기의 태교인문학과 『태교신기(胎敎新記)』 _김양진 1. 머리말 2. 『태교신기(胎敎新記)』의 탄생 3. 『태교신기(胎敎新記)』의 인문학 4. 맺음말: 18세기, 태교에 관한 체험적 사유의 정화 몽고증과 미국 사회의 ‘오리엔트적 상상(Oriental Imaginary)’ _신지혜 1. 머리말 2. 몽고증 연구의 역사 3. 미국 대중의 몽고증 이해 4. 맺음말: 몽고증의 유산과 상상의 힘 유산 방지와 낙태를 위한 전통 속신(俗信)의 전승과 한의학적 의미 _ 염원희·윤은경 1. 머리말 2. 유산 방지와 낙태를 위한 속신의 양상과 전승 맥락 3. 한의학의 관점에서 본 유산 방지와 낙태 속신 4. 유산과 낙태 속신담에 형상화된 ‘치료’의 의미 5. 맺음말: 속신과 한의학의 경계선에서 연구자원으로서의 출산과 생명의 경제화 _ 정연보 -한국의 1960-70년대를 중심으로 1. 들어가며 2. 가족계획 사업의 실험성과 생명경제 3. 나가며: 생명의 경제화를 넘어 라마즈 분만법 _ 민유기 -과학성과 관계성의 조화 1. 머리말 2. 출산의 의료화와 무통분만 3. 프랑스의 소련 무통분만법 도입 4. 라마즈 분만법의 확산: 진보와 보수의 협력 5. 라마즈 분만법의 쇠퇴 6. 맺음말: 출산에 대한 의료인문학적 성찰을 위해 상업적 대리출산의 상품화 문제에 대한 철학적 고찰 _김현수 1. 머리말 2. 상업적 대리출산과 이타적 대리출산 3. 플라톤의 처자 공유와 출산의 수단화 4. 상업적 대리출산의 도덕적 문제 5. 아기공장부터 인공자궁까지 6. 맺음말: 수단화와 가치의 비하를 넘어 예방육아의 첨병 _이남희 -벤저민 스파크의 『육아 상식』 1. 머리말 2. 정신건강과 예방의학 3. 예방정보의 제공 4. 건강한 육아에 쉽게 다가가기 5. 맺음말: 의학과 육아의 경계를 넘어

  저자 및 역자 소개

김양진, 김현수, 민유기, 박승만, 신지혜 저 : 김양진 저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다.